시놉시스를 영상으로 구체화하는 방법
시놉시스를 완성했다면 이제 스토리보드를 만들 차례입니다.
영상 제작 현장에서는 흔히 스토리보드를 콘티라고 부릅니다.
콘티는 영어 Continuity에서 유래한 일본식 표현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영상 제작 현장에서도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Storyboard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스토리보드로 통일하겠습니다.
시놉시스가 영상 전체의 이야기와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면
스토리보드는 그 이야기를 어떤 화면으로 보여주고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구체화하는 과정입니다.
촬영으로 제작하든 AI로 제작하든 이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업에서는 먼저 S#으로 나눕니다
영상 제작 현장에서는 시놉시스를 바로 Cut으로 나누기보다
먼저 전체 스토리를 S# 단위로 나누고 S#1, S#2처럼 번호로 구분합니다
보통 공간이 바뀌거나 시간이 달라지거나
이야기의 상황이 전환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남자의 하루를 보여주는 영상이라면
S#1 집 / 아침
S#2 출근길 / 오전
S#3 사무실 / 낮
S#4 퇴근길 / 저녁
처럼 나눌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표기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번호 자체가 아닙니다.
긴 이야기를 제작 가능한 단위로 나누고 전체 영상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S#을 나누는 이유입니다.
하나의 S#을 다시 Cut으로 나눕니다
S#이 정해지면 그 안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Cut 단위로 구체화합니다.
예를 들어
S#2 출근길 / 오전
Cut 1
도시와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
Cut 2
인파 사이를 걷는 남자
Cut 3
남자의 표정 Close Up
Cut 4
빠르게 움직이는 발
같은 S# 안에서도 여러 Cut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화면을 여러 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화를 볼 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화는 한 컷 한 컷 정지된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Cut을 순서대로 보다 보면 머릿속에서는 인물의 움직임과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스토리보드도 비슷합니다.
각각의 Cut은 한 장의 정지된 화면이지만 어떤 Cut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움직임과 시간 그리고 영상의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스토리보드에서는 멋있는 Cut 하나보다
앞의 Cut이 다음 Cut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전체적으로 어떤 흐름을 만드는지가 중요합니다.
S#으로 스토리를 나누고
Cut으로 화면 구성과 전개를 만듭니다
실제 스토리보드에서는 더 많은 것을 결정합니다
현업에서 스토리보드를 만들 때는 화면에 들어갈 내용만 정하지 않습니다.
샷 사이즈는 Full Shot으로 할지 Close Up으로 할지
카메라 앵글은 Eye Level로 할지 Low Angle이나 부감으로 할지
카메라는 움직일지 고정할지
인물은 어떤 행동을 할지
각 Cut의 길이는 어느 정도로 할지
그리고 각 Cut에 들어가는 내레이션과 대사
자막과 음악
효과음까지 함께 검토합니다.
이렇게 하나씩 정리하면서 머릿속에 있던 영상이
실제 제작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됩니다.
좋은 스토리보드는 그림을 잘 그린 스토리보드가 아닙니다
스토리보드를 처음 접하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보드의 목적은 멋있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제작될 영상을 정확하게 공유하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어떤 Cut인지 이해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촬영할지 예상할 수 있고
앞뒤 Cut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고
제작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잘 그린 스토리보드는 영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무엇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 알 수 없다면
좋은 스토리보드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좋은 스토리보드의 기준은
잘 그린 그림보다 쉽게 이해되고 잘 전달되는 Cut 구성입니다
스토리보드는 제작팀만 보는 문서가 아닙니다
스토리보드는 클라이언트와 제작팀이 최종 결과물을 제작 전에 합의하는 기준이 됩니다.
클라이언트는 스토리보드를 통해 어떤 영상이 만들어질지 미리 확인합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확인하고 수정하고
승인한 뒤 실제 제작에 들어갑니다
제작이 결정되면 각 파트의 스태프들이
스토리보드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제작 준비를 시작합니다.
감독과 촬영팀은 어떻게 촬영할 것인지를 협의하고
미술팀은 어떤 공간과 소품이 필요한지 준비하고
편집팀은 영상이 어떤 흐름으로 연결될 것인지 미리 파악합니다
이외에도 제작에 참여하는 많은 스태프들이 스토리보드를 보며
각자의 준비를 구체화합니다.
하나의 스토리보드를 보면서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같은 영상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스토리보드에 없는 Cut도 찍습니다
스토리보드가 확정됐다고 해서 현장에서
스토리보드에 있는 Cut만 촬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촬영에서는 스토리보드에 없는
얼터 컷(Alternative Cut)을 추가로 촬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촬영 현장에 도착해 직접 공간을 보면 기획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앵글이 보이기도 합니다.
배우나 모델의 실제 동선에서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오기도 하고
카메라 감독이 현장에서 더 좋은 앵글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촬영을 하다 보면 감독이 현장 상황에 맞춰
기존 스토리보드를 변형하거나 새로운 Cut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제 촬영에서는 스토리보드를 기준으로 촬영하되
현장에서 발견한 가능성을 얼터 컷으로 충분히 확보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Cut들은 편집실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스토리보드대로 촬영한 Cut보다 더 좋은 흐름을 만들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 최종 영상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스토리보드는 촬영 현장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정답지가 아닙니다
제작을 시작하기 위한 기준이고
현장에서는 그 기준 위에 새로운 가능성이 더해집니다.
AI 영상 제작에서는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AI가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까지 생성해주기 때문에
스토리보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AI 영상을 만들어보면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스토리보드 없이 프롬프트부터 입력하면 각각의 결과물은 멋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결과물을 이어 붙였을 때입니다.
인물이 달라지고
공간이 달라지고
샷 사이즈와 카메라 앵글이 달라지고
앞뒤 Cut의 연결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이미지와 영상 소스는 많이 만들었는데
하나의 영상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 생깁니다.
AI가 영상을 만들어주는 시대에도 먼저 필요한 것은
어떤 영상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설계입니다.
프롬프트보다 먼저 스토리보드
AI 영상 제작도 순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전체 스토리를 S#으로 나누고
각 S#에 필요한 Cut을 정합니다.
그리고 각 Cut마다
누가 등장하는지
어떤 공간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샷 사이즈는 어떻게 할지
카메라 앵글은 어떻게 할지
카메라는 어떻게 움직일지
다음 Cut과 어떻게 연결할지를 결정합니다.
여기까지 정리되면 AI에게 무엇을 만들어달라고 해야 하는지도 훨씬 명확해집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는 것입니다
시놉시스가 스토리를 설계한다면
스토리보드는 영상을 설계합니다
S#으로 스토리를 나누고
Cut으로 화면 구성과 전개를 만듭니다
프롬프트는 그다음입니다
좋은 영상은 촬영 전에 이미 시작됩니다
브리프에서 스토리보드까지 영상 기획의 과정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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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없이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까AI가 바꾸는 콘텐츠 제작의 가능성을 계속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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